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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장례 산업은 죽음과 연관되어 세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웬지 음산함이 느껴져 가까이 하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조•장례 산업은 이용자는 많음에도 시장 참여자는 적은 독특한 구조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인식과는 달리 상조•장례 산업은 매년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사망 인구는 약 26만7000명으로 집계됐고, 관련업계에서는 상조•장례 산업의 시장 규모를 약 5조원대로 보고 있다. 또한 성장세도 연 평균 7%대의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현재 26만명에 달하는 사망 인구는 앞으로 30년 내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조•장례 산업은 ▲상조(금융) 서비스 ▲장례식장 ▲장묘산업 ▲기타 유관산업으로 구분된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살펴볼 때 장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0%, 장례식장이 30%, 상조 서비스와 기타 유관산업의 비중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니드 등장과 상조•장례 문화의 변화
최근에는 프리니드(Pre-Need)가 등장해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현 방식과 달리 사망 전 미리 준비를 하는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 죽음을 일컫는 웰다잉(Well-Dying)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상조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 상조서비스 가입자 수는 368만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 1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년 만에 약 3.7배 증가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인구(589만명)의 62%에 해당되는 규모라 할 수 있다.
프리니드의 출현은 관련 산업의 중심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한다는 것을 뜻한다. 가족이나 친지 등이 사망하거나 임종 직전에 제품을 구매하던 기존 방식(At Need)은 구매를 결정하는 시간이 매우 짧아 공급자가 주도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3일간 치러지는 장례 과정 중 장례식장, 매장지, 사망관련 행정처리, 조문객 접대 등을 상품별로 비교해 가격 등을 고려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소비자보호원이나 공정위 등에 접수된 장례 산업 불만족 조사에서 장례 기업들에 대한 서비스 불만족이 많았던 것도 공급자가 상대적인 우위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프리니드의 방식으로 상조•장례 문화가 재편되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골라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소비자가 칼자루를 쥐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비용을 절감하게 되고, 상조업체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소비자 울리는 상조업체들
그러나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조업계는 2000년대 후반까지 복마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방만경영과 부실경영이 많았다. 상조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해지자 정부는 선수금 예치 비율을 50%로 맞추도록 강제했고, 할부거래법을 제정해 매년 두 차례씩 상조기업의 경영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박세민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소비자들이) 공정위가 매년 발표하는 기업 재무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것과 동시에 선수금의 50%를 금융기관에 예치했는지 여부, 선수금을 예치한 금융기관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납입한 돈이 잘 보호받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美•中에서도 장례 산업 성장세 가팔라
지난 7월 미국에선 상조업계 1, 2위 기업이 합병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빚어졌다. 1위 기업인 SCI가 2위인 스튜어트 엔터프라이즈를 삼킨 것이다. 이 인수합병으로 SCI는 미국 내 2000여개의 장례식장과 묘지를 소유한 시장 주도기업으로 거듭났다. 연간 매출액은 30억 달러(약 3조1천억원)에 달하고, 시장 점유율도 15%까지 치솟았다.
미국도 고령 인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장례 산업이 유망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내 주요 소비자단체들은 "SCI의 시장 지위가 강화돼 제품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SCI는 프리니드 중심의 운영을 하고 있다.
G2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에서도 장례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영국 리서치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 2012년 465억위안(약 8조1천억원)을 기록했던 중국 장례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17년까지 매년 18%씩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장례업체인 푸서우위안은 1994년 설립돼 상하이에 2곳, 허페이, 정저우, 지난, 진저우 등 총 6곳에 공동묘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수의 장례식장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조뉴스 김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