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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임종노트’가 유행하면서 사후세계를 준비하는 노인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임종노트’는 연고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사후처리 절차와 계획을 스스로 적은 것으로 장례절차 유품 처리 방법, 매장 장소를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일본에서 무연고 사망자가 한 해 3만 2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임종노트’는 날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좋은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홀로 사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홀로 사는 가구가 30% 넘으면서 장례 문화도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 친척도 없는 노인들은 쓸쓸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데 장례 절차도 없이 바로 화장터로 가게 된다.
이런 현상은 노인들뿐만 아니라 4~50대에서도 ‘임종노트’를 쓰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본의 50대 초반 직장인은 “친구들이 있지만 그리 친하지 않고 부모님들은 돌아가셨고 형제들과도 친하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죽음을 준비해야 하다”며 ‘임종노트’의 필요성을 말했다.
한 일본 교수는 “일본에서는 친척이라 할지라도 부탁을 하면 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죽고 바로 화장하는 것은 쓰레기 처리 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종노트’와 함께 '인터넷 산소(e-tomb)'라는 사후대행서비스업도 성행하고 있다. 이것은 살아있는 동안 흔적이라도 남겨두고 싶은 무연고 노인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스스로 가입해 미리 자신의 지나온 기록과 사진들을 개인 홈페이지를 관리하듯이 챙겨 올리는 곳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이 세상에는 없지만 그래도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살아생전 기억을 완전히 지우고 싶은 사람을 위해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온라인상에 자신의 신상과 사진, 모든 기록들을 말끔하게 정리해 주는 회사인데 가입자만 3만여 명이 넘는다.
“사후에 남편과 함께 묻히고 싶지 않다”
어느 일본 한 잡지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사후에 남편 함께 묻히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살았던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였지만 죽어서까지 같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결과 바탕으로 명당컨설팅, 사립장례대행업도 성행하고 있는데 사후 이혼으로 인한 공동묘 구입과는 별개로 ‘내 묘는 내 스스로’ 구입하려는 노인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업체들은 인근 묘지 리스트를 확보하고 영업을 하는데 수도권 인근묘지의 경우 평균 500만엔에 이르지만 근거리는 터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사전 구매 노인이 많다.
그밖에 ‘종활(終活)’이라는 사업도 있는데 이는 ‘인생의 종말을 맞이하기 위한 활동’을 뜻한다.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증권 지점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종활’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상속과 증여, 보험(간병) 활용법, 좋은 장의사를 고르는 방법 등을 강의하면서 인생 마무리를 도와주고 있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사후대행서비스업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고 있으며 그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상조뉴스 편집국>